2편: 망한 사진도 살리는 격자선 활용과 3등분 법칙
스마트폰 렌즈를 깨끗이 닦고 초점을 맞추는 기본을 익혔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프레임 안에 사물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합니다. 주변 친구들 중에 유독 사진을 기가 막히게 잘 찍는 사람이 한 명씩 있습니다. 그들이 찍은 사진을 보면 특별한 필터를 쓴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안정감이 있고 시선이 편안하게 머무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반면 내가 찍은 사진은 분명 똑같은 장소, 똑같은 대상을 찍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어정쩡하고 불안해 보입니다. 그 차이는 바로 ‘구도’에 있습니다. 대다수의 초보자가 범하는 가장 큰 실수는 주인공을 화면 정중앙에 덩그러니 놓거나, 수평을 맞추지 않아 사진 전체가 한쪽으로 쏠리게 찍는 것입니다. 비싼 장비 없이도 사진의 분위기를 순식간에 프로처럼 바꿀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 바로 ‘격자선’과 ‘3등분 법칙’을 소개해 드립니다.
[1] 카메라 설정에서 ‘격자선’을 무조건 켜야 하는 이유
사진을 잘 찍기 위한 첫 단추는 스마트폰 카메라 설정에서 '격자선(또는 안내선)' 기능을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갤럭시나 아이폰 모두 카메라 설정 메뉴에 들어가면 ‘격자’ 혹은 ‘안내선’이라는 항목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를 켜면 화면에 가로 두 줄, 세로 두 줄로 총 9개의 칸이 생기는 얇은 선이 나타납니다.
처음에는 이 선들이 화면을 가려 거슬린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격자선은 사진의 기초 체력과 같습니다. 사진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요소는 바로 ‘수평과 수직’입니다. 바다를 찍었는데 지평선이 대각선으로 기울어져 있거나, 예쁜 카페 건물을 찍었는데 기둥이 비스듬하게 누워있으면 독자는 무의식적으로 불안감을 느낍니다.
격자선이 있으면 화면 속 가로선과 바다의 지평선을 맞추고, 세로선과 건물의 기둥을 나란히 맞추는 기준점이 생깁니다. 제가 처음 구도를 연습할 때도 이 격자선 덕분에 수평이 뒤틀려 버려지는 사진의 양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었습니다. 완벽한 수평과 수직은 안정감 있는 사진의 절대적인 기초입니다.
[2] 시선을 사로잡는 마법의 위치, 3등분 법칙의 원리
격자선을 켰다면 화면에 가로, 세로 선이 만나는 네 개의 '교차점'이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3등분 법칙(Rule of Thirds)의 핵심은 바로 이 교차점에 내가 강조하고 싶은 주인공(피사체)을 배치하는 것입니다.
초보자들은 보통 주인공을 화면 한가운데에 배치하는 '중앙 구도'를 선호합니다. 물론 중앙 구도도 강렬한 느낌을 줄 수 있지만, 자칫하면 사진이 단조롭고 명함 사진처럼 지루해지기 쉽습니다. 인류가 시각적으로 가장 아름답고 안정적이라고 느끼는 비율은 화면을 가로세로로 3등분 했을 때, 그 선 위나 교차점에 시선이 머무는 지점입니다.
예를 들어 넓은 들판에 서 있는 나무 한 그루를 찍는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나무를 정중앙에 두기보다, 우측 세로 격자선과 아래쪽 가로 격자선이 만나는 '우측 하단 교차점'에 나무를 배치해 보십시오. 그러면 왼쪽 공간에 넓은 들판과 하늘이 자연스럽게 담기면서, 사진 전체에 여백의 미와 함께 스토리가 생겨납니다. 인물 사진을 찍을 때도 인물의 눈이나 얼굴을 이 교차점에 맞추면 훨씬 더 생동감 있고 전문적인 느낌의 사진이 완성됩니다.
[3] 풍경과 배경을 넓고 깊이 있게 담는 선 배치 노하우
3등분 법칙은 사물뿐만 아니라 풍경의 ‘분할’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바다나 하늘, 산을 촬영할 때 화면에서 하늘과 땅의 비율을 어떻게 나누느냐에 따라 사진의 메시지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가장 흔한 실수는 하늘과 바다의 경계선(지평선)을 화면 정확히 반으로 뚝 자르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시선이 위아래로 분산되어 사진이 답답해집니다. 이때 가로 격자선을 활용해 비율을 2:1로 나누어 보십시오.
만약 오늘 하늘의 구름이 역대급으로 웅장하고 예쁘다면, 바다를 아래쪽 가로 격자선(하단 3분의 1)까지만 채우고 나머지 3분의 2를 하늘로 채우는 것입니다. 반대로 하늘은 밋밋한데 바다의 파도가 멋지게 친다면, 지평선을 위쪽 가로 격자선(상단 3분의 1)에 맞추고 바다를 화면의 3분의 2만큼 넓게 담아내야 합니다. 이처럼 격자선에 맞추어 주연과 조연의 면적을 확실하게 나누어 주는 것만으로도, 감상자는 출사 나가서 찍은 전문 작가의 사진처럼 느끼게 됩니다.
구도는 정답이 정해진 공식은 아닙니다. 하지만 기초가 탄탄해야 변칙도 가능한 법입니다. 오늘부터 무작정 셔터를 누르기 전에 격자선을 보고 "내가 보여주고 싶은 주인공이 어느 교차점에 있는가?"를 딱 1초만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작은 고민이 망한 사진을 살리는 최고의 비결입니다.
핵심 요약
스마트폰 카메라 설정에서 격자선(안내선)을 활성화하는 것은 수평과 수직을 맞추기 위한 필수 선결 과제입니다.
화면의 가로세로 선이 만나는 4개의 교차점에 주인공을 배치하는 '3등분 법칙'을 쓰면 사진이 단조로움에서 벗어나 안정감을 얻습니다.
풍경을 찍을 때는 보여주고 싶은 핵심 요소(하늘 또는 땅)에 화면의 3분의 2를 과감하게 할애하여 격자선으로 분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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