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편: 역광이라 얼굴이 어둡게 나올 때 살려내는 실전 촬영 테크닉

 


해가 저무는 아름다운 노을을 배경으로 서 있는 친구를 찍어주거나, 분위기 좋은 카페의 커다란 통창을 등지고 앉은 연인의 모습을 담아줄 때 우리는 또 한 번의 난관에 봉착합니다. 눈으로 볼 때는 배경과 인물이 모두 조화롭고 예쁜데, 막상 셔터를 누르면 배경만 화사하게 나오고 주인공의 얼굴은 그림자가 져서 까맣게 실루엣만 남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것이 바로 사진가들을 늘 고민하게 만드는 단골 손님, '역광(Backlight)' 상황입니다. 빛이 피사체의 뒤에서 정면으로 쏟아지다 보니, 스마트폰 카메라는 배경의 엄청난 밝기에 기준을 맞추어 화면 전체를 어둡게 깎아버립니다. 많은 초보자들이 역광에서는 사진을 아예 찍지 못하는 줄 알고 자리를 옮기곤 합니다. 하지만 역광은 인물의 테두리에 은은한 보석 같은 빛의 라인(림 라이트)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원리만 알면 가장 극적이고 감성적인 인생 샷을 건질 수 있는 최고의 타이밍입니다. 어둠 속에 갇힌 인물을 화사하게 살려내는 실전 테크닉을 소개합니다.

[1] 터치 노출 슬라이더를 위로 과감하게 올려라

가장 먼저 써먹을 수 있는 현장 응급처치는 4편에서 배웠던 '노출 슬라이더'를 역으로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화면에서 어둡게 나온 인물의 얼굴(또는 눈) 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툭 터치합니다. 그러면 초점이 맞춰지면서 동시에 노란색 해 모양의 밝기 조절 바가 나타납니다.

이 상태에서 해 모양 아이콘을 잡고 화면이 화사해질 때까지 위로 과감하게 드래그해 보십시오. 얼굴이 점점 밝아지면서 이목구비가 선명하게 살아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인물의 얼굴 밝기를 강제로 올리면 뒤쪽의 화려한 노을이나 배경이 너무 하얗게 날아가 버리는(화이트아웃) 현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배경의 디테일보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주인공의 표정과 눈빛을 살리는 것이 인물 사진에서는 훨씬 가치 있는 선택입니다. 과감하게 배경을 양보하고 인물의 밝기를 확보하는 뚝심이 필요합니다.

[2] 스마트폰 각도를 살짝 틀어 '사광'의 형태로 변환하기

만약 빛이 너무 강해서 노출을 올리는 것만으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된다면, 촬영자가 서 있는 '위치'와 '각도'를 미세하게 수정해야 합니다.

빛이 인물의 등 뒤 정중앙에서 일직선으로 들이치는 정역광 상태일 때가 가장 촬영하기 어렵습니다. 이때 촬영자가 좌측이나 우측으로 두세 걸음만 비껴서서 대각선 방향으로 인물을 바라보십시오. 인물에게도 고개를 내 카메라 쪽으로 살짝 돌려달라고 요청합니다.

이렇게 각도를 살짝 트는 순간, 정역광이었던 빛이 옆에서 사선으로 들어오는 '사광(또는 측역광)'의 형태로 성질이 바뀝니다. 이렇게 되면 인물의 한쪽 뺨과 어깨 라인에는 화사한 햇살의 테두리가 맺히고, 반대편에는 은은한 음영이 생기면서 콧대가 높아 보이고 얼굴이 턱선까지 날씬해 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빛을 정면으로 들이받지 말고, 살짝 비껴가는 각도를 찾는 눈을 길러야 합니다.

[3] 주변의 지형지물과 흰색 소품을 반사판으로 활용하기

전문 스냅 작가들이 야외 야외 촬영을 나갈 때 둥글고 커다란 은색/흰색 '반사판'을 들고 다니는 모습을 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역광 때문에 그늘진 인물의 얼굴 쪽으로 빛을 튕겨서 채워주는 역할을 하는 도구입니다. 우리에게는 그런 전문 장비가 없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훌륭한 천연 반사판들이 널려 있습니다.

가장 좋은 천연 반사판은 바로 '흰색 벽'이나 '밝은 대리석 바닥'입니다. 역광 상황에서 인물을 세울 때, 맞은편이나 옆쪽에 하얀색 벽이 있는 위치를 선정해 보십시오. 뒤에서 쏟아진 빛이 맞은편 흰 벽에 부딪혀 인물의 얼굴로 부드럽게 반사되어 돌아오기 때문에, 인물 모드로 그냥 찍어도 얼굴이 뽀얗고 화사하게 살아납니다.

카페 실내라면 테이블 위에 놓인 하얀색 휴지(냅킨)나 하얀색 앞접시, 혹은 들고 있는 책의 하얀 면을 인물의 가슴팍 아래쪽에 슬쩍 다가가게 배치하는 것만으로도 턱밑 그늘을 지워주는 훌륭한 미니 반사판 역할을 해줍니다.

역광은 피해야 할 장애물이 아니라, 사진에 깊이감과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더해주는 축복입니다. 노출을 올리는 과감함과 각도를 트는 유연함만 있다면, 어떤 혹독한 태양 아래서도 주인공을 가장 빛나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핵심 요약

  • 역광 때문에 얼굴이 어둡게 나올 때는 인물의 얼굴을 터치한 후 해 모양 노출 슬라이더를 과감하게 위로 올려 인물의 밝기를 최우선으로 확보합니다.

  • 정면 역광 상황에서는 촬영자가 옆으로 두세 걸음 이동하여 사선에서 빛이 들어오는 '사광' 구도를 만들면 인물의 윤곽과 입체감이 살아납니다.

  • 주변의 하얀색 벽, 밝은 바닥재, 혹은 테이블 위의 흰색 냅킨 등을 인물 주변에 배치하면 빛을 얼굴로 튕겨주는 천연 반사판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11편: 기본 갤러리 앱으로 10초 만에 끝내는 감성 색감 보정 기초

10편: 스마트폰 줌(Zoom)을 쓰면 화질이 깨지는 이유와 발줌 활용법

14편: 무료 보정 앱으로 사진 속 지저분한 행인과 방해물 흔적 없이 지우기